코로나 백신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 화이자(Pfizer)

보수동과학자 2021. 5. 1. 06:01

오늘 마침내 코로나 백신(화이자)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주사 맞은지 아직 3시간밖에 되지 않아 아무 느낌이 없다. 첫 접종때도 사실 팔만 조금 아렸지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물론 증상은 개인별로 상이하다). 나는 시카고 다운타운 근처 동네의 CVS에서 접종을 받았는데, 1차 접종때도 그랬지만 보험카드랑 신분증 확인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내가 접종 신청때 적어낸 내 이름과 생년월일만 물어봤다. 와이프 말로는 미국에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신분 확인을 너무 철저히 하면 이 분들이 백신접종을 피하고 코로나를 더욱 퍼트리게 될까봐 그럴수도 있다고 한다 (믿거나말거나). 

 

CVS 가는길

 

내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은 CVS

접종을 완료하니 접종 카드에 2차 접종까지 업데이트를 해주었다. 이미 한국에서도 뉴스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모으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쯤 3차 부스터 샷 접종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COVID-19 백신접종카드

 

화이자(Pfizer)가 어떻게 백신을 개발하고 검증해 FDA의 승인을 받았는지 발표하는 걸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FDA의 긴급사용승인 (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을 받기 위해 오히려 일반 백신의 허가 심사에 필요한 데이터보다 훨씬 방대한 양의 자료를 철저하게 모은 것이 느껴졌다. FDA 역시 긴급승인을 내기 위해 대충 후다닥 심사/검토를 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실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철저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였다고 했다. 전례없는 속도로 백신 개발을 가능케 한 것은 mRNA 기술로 대표되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도 있겠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갈아넣은 연구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참고로 우리팀에서 일하다가 화이자로 이직한 분도 이 COVID-19 백신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백신 개발 완료후 너무 힘들어서 캘리포니아의 다른 회사로 최근에 이직하셨다 (우리에게 워라밸은 사치일 뿐). 

 

 

오늘 CVS에 가니 백신 접종을 받는 사람이 3주전 1차 접종때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는데, 미국의 백신접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절반이 넘는 성인이 접종을 받았고, 백신 공급도 수요를 따라가지만 (미국 한정) 아직까지도 미국에서 접종을 받지 않은 인구의 일부는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 집단이라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릴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와이프를 회사로 데려다 주는 길에 "Fuck the vaccination (엿먹어 백신접종)"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봤다. 심지어 주변에 공학박사를 한 사람도 백신을 불신해 안맞고 있는 경우를 알고있다. 백신과 과학을 믿고 안믿고는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노코멘트하겠다. 나는 과학과 연구원들의 노력을 믿기 때문에 백신을 맞았을 뿐. 다만 이 글을 쓰면서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아직도 멀어보여 마음이 착잡하다. 

 

2021년 4월 30일 (코로나 대유행 대략 1년 6개월째) 에반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