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보스턴 시내 나들이

보수동과학자 2021. 5. 30. 02:04

5월 중순부터 새로 개발중인 신약 생산공정이 시작해, 5월 둘째주에 시카고에서 다시 우스터(Worcester, MA)로 돌아왔다. 지난 2주간 눈코 뜰 새없이 바빴지만, 그래도 실험공정이 잘 마무리 되었고 8월에 본격적인 생산캠페인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에 내 박사 연구실 동기인 제니가 캠브릿지(Cambridge, 보스턴 다운타운쪽)에 있는 타케다(Takeda)의 세포 치료제(Cell Therapy)팀에 입사를 했다고 연락이 왔었다. 백신 접종도 끝났고 자리도 잡은지 꽤 되어 한번 놀러오라고 연락이 와 지지난주 주말에 보스턴에 들렀다. 제니 남자친구인 호라시오도 다행히 보스턴에 있는 의료장비 스타트업에 이직을 쉽게해 벌써 같이 자리잡았다고 한다 (원래 미네소타의 Medtronic에서 일함).

호라시오, 제니, 나 @Union Street


사실 다운타운을 구석구석 돌아다녀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답게 역사의 흔적들을 도시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보스턴은 주차가 비싸기 때문에, 제니네 집에 주차후 같이 지하철을 이용해 먼저 Boston Common으로 이동했다. Boston Common은 보스턴 다운타운에 있는 큰 공원으로 보스턴인들이 사랑하는 쉼터이다.

Boston Common


공원 내에는 Soldiers and Sailors Monument라는 기념탑이 있는데, 이는 미국 남북전쟁 (Civil War)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남북전쟁의 주요 원인은 노예제 페지를 포함한 연방정부(혹은 북부)와 주정부(남부) 사이의 갈등이었는데, 메사추세츠는 노예제 폐지를 반대한 북부의 대표적인 주였다. 내가 갔을땐 기념탑에서 승리를 기념하는(?) 축하공연 중이었다.

Soliders and Sailors Monument


공원을 지나 시청이 있는 심장부쪽으로 더 들어가면 구시가지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작은 첨탑을 가진 건물은 1800년대 초에 약국과 서점으로 이용되던 건물인데, 설명하시는 분 말로는 그 시대 인싸들이 모이던 곳이라고 한다. (진지하게 설명하심..)


안쪽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면 1770년 3월 5일 보스턴 학살이 일어난 현장에 위치하게 된다(아래 사진). 보스턴은 그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영국 주둔군과 보스턴 식민지인들과의 시비 끝에 5명의 보스턴인이 영국군의 총격에 숨지게 된다. 이미 설탕, 커피, 와인 등의 대부분의 필수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설탕법(Sugar Act)으로 인해 영국과 식민지인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일어난 유혈사태는 사무엘 아담스(보스턴 로컬 맥주이름으로 더 유명하심) 등의 독립혁명론자들(Patriots)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게 되고, 결국 보스턴에 주둔하던 영국군이 철수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Massacre Commemoration


250년전 보스턴 학살의 현장을 지나 더 들어가면 우리가 랍스터 롤을 먹은 식당이 나오고 (랍스터롤은 뉴잉글랜드-메사추세츠, 뉴햄프셔를 포함한 미동북부주-가 원조), 조금 더 들어가면 이탈리안 디스트릭트(?) 나온다. 이탈리안 식당/가게들이 죽 늘어선 거리인데, 코로나 이후로 마스크 벗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모여있는걸 본 게 처음이라 조금 당황했었다..


이탈리안 거리를 지나면 사무엘 아담스와 함께 보스턴을 대표하는 미국독립혁명가 폴 리비어의 동상과 생가가 나온다. 리비어의 생가는 지금은 박물관이 되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폴 리비어 동상


우리는 그대로 리비어 동상을 지나 보스턴 워터프론트(Waterfront)에 위치한 North End 공원에서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보스턴 구경을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본 북대서양의 한줄기는 이번 나들이의 디저트. 이번 나들이는 사실 제니를 졸졸 따라다녔는데, 다음번엔 내가 찾아낸 척 와이프랑 다시 와야겠다 :)


2021년 5월 29일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