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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4월 주말 여행 - 미국 오대호 (수페리어호)

by 보수동과학자 2021. 4. 4.

4월의 첫 주말을 맞아 와이프와 함께 북쪽의 수페리어(Superior) 호로 향했다. 수페리어 호는 미국 오대호 중 가장 북서쪽에 위치한 호수로 오대호 중 면적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담수호이다. 수페리어(Superior)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Upper Lake" 즉 가장 위쪽(북쪽)의 호수를 뜻하는 lac supérieur에서 유래했다.

 

에반스턴에서 우리의 목적지 뮤니싱(Munising)까지는 차로 6시간이 걸리는 거리라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집을 나섰다. 사실 내가 박사과정을 한 미네소타(미니애폴리스)에서 2시간이면 볼 수 있는 거리였는데, 와이프랑 같이 가보겠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이번 기회에 더 먼거리를 운전해서 가게 되었다.  

 

수페리어 호로 가는길에 지나친 밀워키(Milwaukee).

 

차창 너머로 보이는 밀워키 다운타운

6시간을 달려 도착한 수페리어 호는 바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수페리어 호의 면적은 대한민국 면적의 80%에 달한다고 하는데, 미네소타-위스콘신-미시건 주와 함께 북쪽으로 캐나다에 인접해 있을 정도로 크다 (수페리어 호의 1/3은 캐나다에 속한다). 참고로, 지난 번에 와이프와 산책간 우리동네 미시건 호도 대한민국 면적의 60% 달한다 (산책삼아 한바퀴 돌긴 어려움^^). 

니가 호수여 바다여?
다른 뷰포인트에서 본 수페리어 호

시카고와 밀워키 등 여러 도시들에 둘러쌓여 잘 다듬어진 미시건 호와 달리 수페리어 호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 자체였다. 또한 벌써 봄을 만끽하고 있는 남쪽의 미시건호와 달리 수페리어 호는 아직도 겨울의 한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발을 담그고 10초를 버티기 힘들만큼 물이 차가웠다. 수페리어 호에도 역시 파도가 치는데, 이 동네는 파도 안치면 호수로 안껴준다는 소문이... 해변 안내문에는 파도 높이가 2-10 피트(0.6 - 3 미터)까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바다용 카약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결국 호수가 아니라 바다였다 (농담).

파도가 안치면 여기서는 호수로 안쳐준답디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도망가는중

파도와 맞닿은 절벽을 자세히 보면, 오랜 시간 파도에 부딪혀 벽이 깎여 내려가면서 그 내부 층층이 속살이 다 드러나 그림같은 문양을 만들어 낸다. 뮤니싱 일대의 절벽들이 모두 파도에 씻겨 이러한 속살들을 드러내놓고 있기에 이 지역을 "Pictured Rocks (그림 같은 돌)"이라고 부른다. 각각의 층은 사암과 미네랄들이 오랜 시간 퇴적되어 형성된 것들인데, 가장 오래된 아래쪽 층은 말로만 들어본 선캄브리아대에 생성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500만년전 캄브리아시대의 이곳은 땅이 아니라 삼엽충이 헤엄치는 얕고 따뜻한 바다였다고 한다. 그래서 미시건에서 캄브리아대/고생대 생물의 화석이 많이 발견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간에 형성 된 지층을 "Munishing (뮤니싱-이곳 도시 이름)"이라고 지칭하는데 아마도 현재 우리가 딛고 있는 지층이 형성되어 있을 때와 관련이 있어서 그렇게 명칭을 지은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추측한다. (뮤니싱은 원주민 언어로 "섬에서 가까운 곳"이라는 뜻인데, Grand Island라는 섬이 바로 뮤니싱 지척에 있다)

그림 같은 절벽

이 곳 뮤니싱의 본격적인 관광시즌은 날이 풀리는 5월부터 시작한다. 우리 부부는 카약킹을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수페리어 호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아 이번에는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다.

 

"No two views of the Pictured Rocks cliffs are the same." 수페리어 호의 절벽에 그려진 그림들은 이 시간에도 파도와 바람에 의해 여전히 진화중이다. 우리가 다음에 방문할 때는 다른 얼굴의 수페리어 호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숙소에서 바라본 수페리어호

 

2021년 4월 3일 뮤니싱(Munishin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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