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나 지나 이제야 포스팅하는 시카고 나들이. 와이프가 시카고로 이사온 후 다운타운 나들이는 처음이다. 미네소타에서 피츠버그로 이사할 때 들러서 구경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사실 내가 처음 시카고를 방문한 건 미국에서 박사를 시작하고 6개월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시카고 영사관을 방문해야 해서), 시카고 빌딩숲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놀랐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 속에 떠오른 시카고의 첫인상은 "이게 미국이지"였다.
시카고는 독특한 건축스타일로 유명하다. 현재의 시카고는 1871년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로 소실 된 후 재건된 비교적 젊은 도시로 대화재 이후 유명한 건축가들(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음)이 작업한 건축물들이 많다고 한다. 시카고 대화재로 인해 나무로 된 건축물들은 모조리 파괴되고 대부분의 철골 구조만 온전히 남아있었기에 이를 선례로 삼아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과 돌로 지어졌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건물들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시카고 강의 유람선 투어인데, 가이드가 시카고 강을 따라 양쪽으로 늘어선 건물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사실 나는 2019년 8월에 시카고에서 교환 연구원으로 온 친구를 만나러 왔을 때 유람선 투어를 했었는데, 시카고 강을 따라 본 도시의 야경이 장관이었다 - 유람선 투어는 두번 아니 세번 추천한다.
다운타운 아래쪽으로 걷다보면 유명한 밀레니엄 파크가 나오고 그 속의 거대 조각품 클라우드 게이트 (처음엔 콩인줄 알았다). 2년만에 방문한 클라우드 게이트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엔 사람들로 북적여 사진 찍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시카고의 유명 조각품도 코로나 영향을 받나 보다.
이번 나들이는 사실 오랜만에 와이프와 같이 평일에 휴가를 쓰고 여유를 즐기러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산책하며 코에 바람을 넣어주는 걸로 마무리하였다. 코로나가 얼른 끝나 부모님들을 모시고 또 구경올 날을 기대하며, 오늘의 글은 2019년 야경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2021년 4월 22일, 에반스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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