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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업

미국 제약/바이오 취업 #2

by 보수동과학자 2022. 1. 4.

지난 번 포스팅을 올리고 받은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 중 하나는 '한국에서 어떻게 미국에 취업할 수 있을까요?'였다.

내가 한국에서 바로 미국에 취업을 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정답이 아닐 순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처럼 이미 한국에서 대학 학부를 졸업한 경우라면 두가지 경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1) 미국의 대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한 후 F1-OPT를 받는 것, 2) 한국에서 바로 미국 회사를 지원해 합격한 후 H1B 비자를 받는 경우다.

첫번째 케이스는 작게는 1-2년 (석사), 길게는 5년(공대 박사 평균이라고 가정)을 학위에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쉽고 보편적인 경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석사나 박사과정 학생이 되면 미국에서 F1비자를 받게 된다. F1비자의 연장선으로 석사/박사 졸업 후 미국내에서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work experience를 얻기 위한 취업을 허락하는 워크퍼밋을 얻게 되는데 이를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 OPT)라고 한다. 취업이 목적인 경우 관심도 없는 박사 학위에 5년을 쏟아붓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내가 앞선 글들에서 말해왔던 석사 학위를 통해 취업이 가능한 F1-OPT를 얻는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가 말해온 석사 학위는 일반적인 연구를 위한 석사가 아닌, 취업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미국의 많은 유수한 학교들이 제공하는 석사 프로그램들 중에는 회사들과 연계된 인턴/co-op을 지원/장려하는 것들이 많은데, 석사 과정중 짧게는 3달 길게는 1년까지 인턴이나 co-op을 하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앞선 글들 참조). 앞서 자주 언급했지만, 좋은 학교에서 학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회사가 많은 지역의 학교에 등록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고, 인턴/co-op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혹은 의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보스턴의 대형 제약사들은 로컬 지원자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보스턴에 있는 Northeastern University의 Biotechnology 석사 프로그램이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회사의 경우도 많은 분들이 Northeastern 출신이다. 시카고의 Northwestern 석사 출신도 많은데 이 역시 우리 회사의 본사가 시카고에 있기 때문이다. (주의: 하나의 예로 든 것이지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말하고 싶다.) 만약 첫번째 경로를 통해 취업을 하게 될 경우 하나 주의해야 될 것은 STEM 분야의 경우 F1-OPT가 최대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지만 STEM에 속하지 않는 경우에는 F1-OPT가 1년후에 만료가 되기 때문에 그 전에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회사에 H1B 비자 서포트를 확실하게 요구해야한다.

두번째 케이스는 첫번째보다 더욱 어렵고 확률이 낮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력직이 아닌 경우에는 본인이 그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지원자가 아니라면 미국회사가 굳이 한국인을 번거롭게 비자까지 지원해가며 뽑을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프로그램 개발자나 머신러닝과 같은 분야에선 간혹 한국의 학생들을 바로 뽑아가기도 한다고 본 것 같은데, 그 경우 또한 매우 드물다고 생각한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바로 오시는 분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같은 회사인데 미국 본사나 지사로 파견을 오는 등의 인사이동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추후에 이런 분들과의 교류가 생긴다면 어떤 경로로 오셨는지 여쭤보고 싶다.

만약 한국에서 석사 혹은 박사를 한 경우라면 미국의 영주권을 바로 지원해 볼 수도 있다. 내가 영주권 프로세스를 진행 중일때 논문 인용수(쉽게 Google scholar 경우)가 100을 넘으면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석사보다는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에 더 유리한 것 같다. 본인이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고, 해당 분야에서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들(공동저자나 메인저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의 인용수 총합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꼭 100이 안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영주권 변호사를 통해 한국에서도 바로 신청을 할 수 있고 통상적으로 한국인이라면 1-2년 사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나는 NIW (National Interest Waiver)로 박사과정 마지막 해에 영주권을 신청했었는데 1년 반이 채 걸리지 않고 승인되었던 것 같다 (2020년 11월에 승인). NIW의 경우 I-140과 I-485 두 가지 메인 서류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선행하게 되는 I-140이 승인이 되면 영주권 승인전에 I-485 (신분변경을 위한 서류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를 통해 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 (EAD) 카드를 받게 되고 이를 통해 영주권(그린카드) 승인전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된다. 논문 인용수가 매우 높고 영주권 승인이 거의 확실시 되는 지원자의 경우에는 영주권 변호사가 I-140과 I-485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지원 후 I-485 승인을 통해 3-6개월 내에 EAD를 받을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한국 학부, 석사 - 미국 박사)에 기반한 정보이므로 제가 쓴 글을 너무 맹신하지 않고 본인의 경력과 상황에 가장 맞는 전략을 세워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