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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업

미국 취업시장은 불장 (feat. Hiring)

by 보수동과학자 2022. 1. 7.

제목 그대로 현재 미국의 잡마켓은 뜨겁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건 이제 미국에서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나 역시 지난 달부터 새로운 팀원을 찾고 있는데 보스턴 지역에 제약회사들이 워낙 많다보니 좋은 지원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선 글에서 MSAT으로 인사이동 이후 두 명의 scientist들을 이끄는 팀을 맡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 후 또 한 번의 조직개편이 그룹내에 생기면서 현재는 4명의 scientist들을 매니지하게 되었다. 나에게 리포트 하던 한 명은 Operations쪽에서 일을 시작한 친구였는데 플랜트 내에서 테크니션으로 일을 시작한 후 S&T 쪽으로 넘어온 경우였다. MSAT의 주 업무가 manufacturing support이기 때문에 operator, supervisor, operations manager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인데 Operations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 빠르게 적응했고 좋은 scientific background도 가지고 있어 그룹내에서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좋은 리뷰를 받는 친구였다. 나도 같이 일을 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있었던 Regultory filing 팀으로 (우리 부서에서는 CMC Sciences라고 부른다) 한 직급 승진하면서 가게 되었다.

평소에 1:1 미팅을 하면 진로상담도 해주곤 했는데, S&T내에서는 학사 출신으로는 빨리 승진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상대적으로 그런 제약이 적은 regulatory filing 쪽으로 가서 경험을 좀 더 쌓아보는게 어떠냐고 내가 종종 추천했었다. 또한 코로나 이후에 CMC regulatory filing 팀들은 대부분 100% remote로 전환을 했기 때문에 업무시간을 본인이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이를 잘 이용하면 일하면서 1년짜리 석사학위(regulatory affair쪽) 딸 수 있지 않겠냐고 서로 머리를 굴렸는데, 그 친구가 마음을 굳게 먹고 진짜로 내부 포지션에 지원해 합격해버렸다… 순식간에 인사이동이 승인되었고 결과적으로 우리팀에 한 자리 공석이 생겨 지난달부터 계속 지원자들을 인터뷰를 해왔다.

현재 우리팀이 리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3개인데 (1개는 internal, 2개는 client 프로그램), 최소한 한 프로그램의 upstream 공정 전반을 리드할 수 있는 경력을 갖고 계신 분을 계속해서 찾아 왔다. 채용을 진행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것은 경력직 채용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 채용 경쟁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요즘은 경쟁력 있는 신입 지원자들도 마켓에서 구하기 힘든 정도라고 인사팀에서 계속 말해 왔다. 그래서 요즘엔 경력직 채용으로 올라온 잡 포스팅이 직급 레벨을 낮춰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경우도 사실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사실 현재의 잡마켓이 경력이 없는 프레시 학부/석사/박사 졸업예정자들에게 좋은 기회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잡 포스팅은 최소한의 회사 경력을 요구하지만 본인이 학교에서 관련 업무와 관련된 분야를 공부했거나 스킬이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내가 채용하는 포지션에도 경력직 조건은 만족하진 않지만 좋은 학교 (코네티컷에 있는 아이비리그에 속한 학교) 학부졸업예정인 한국인 지원자가 있어 전화 인터뷰를 잡았는데, 그 지원자는 아예 인터뷰 시간을 깜빡하고 자고 있었다. 뭐 별로 큰 관심이 없겠거니 했는데 이미 다른곳에서 오퍼를 받았다고 나중에 연락이 왔다.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우리팀 associate scientist 최종면접 후보 세 명에 MIT, Georgia Tech 과수석들 몰려 경쟁했었는데 코로나 이후엔 찾아서 모셔와야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물론 좋은 학교 졸업장이 입사 후 퍼포먼스를 항상 보장하진 않는다.).

또 다른 한가지는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지원자들도 꽤 많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최종 면접은 항상 회사로 초대해서 대면으로 진행했다 (비행기표와 호텔, 식비 다 제공). 코로나 이후엔 모든 면접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지원자도 채용비용 면에서 전혀 불리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영상을 통해 얘기하는 것이 너무 쉽고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내셔널 지원자들도 영어로 소통에 문제가 없고 강력한 스킬셋과 경험이 있다면 훌륭한 지원자가 될 수 있다 (물론 비자 서포트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내가 채용하는 포지션에도 인도, 스페인, 포르투갈, 더 멀게는 남아공에서 지원을 했다.

마지막으로 정말 불장인 분야는 디지털 솔루션 (데이터 저장/공유 및 매니지), 머신러닝 등 최근 들어 크게 주목 받는 분야들이다. 내가 새로운 포지션을 포스팅하면서 회사 글로벌 잡 보드에 어떤 포지션들이 새롭게 뜨는지 확인도 하곤 하는데, 위에 언급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포지션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이러한 분야는 잡마켓 평균 샐러리도 높아 경력에 비해 직급을 한두단계씩 높여준다. 물론 일반적인 data scientist 보다는 제약분야 관련 실무 경험이 있어 data science와 process development/optimization 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지원자를 가장 선호한다. 나도 최근에 이러한 분야의 중요성을 느껴 머신러닝 모델개발과 코딩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대다수가 미국 잡마켓의 불장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혹시 미국 취업 혹은 이직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기에 좋은 시기임에는 틀림없다.